순이 이야기
이번에 보러가는 것은 거문오름입니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고 하니
또 어찌 그냥두고 갈 수가 있겠어요.
거문오름은 돌과 흙이 유난히 검은 색이라 검은 오름이라고 한다네요.
중문을 떠난 차가 점점 산간으로 들어가면서
표선을 옆에끼고 교래리를 넘어 산굼부리를 살짝 지나 선흘리에 있었습니다.
저 아랫녘과는 기후과 완전 달랐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쌩쌩 불었고 들어가는 사람들의 연락처도 적었고
등산화 안 신으면 못들어가게 하였습니다.
한 번 들어가면 몇 시간이 걸린다고 하여 완전 쫄았는데다가
점심을 굶어야 한다며 쵸코렛과 물을 가져가야한다는 말에 더욱 비장해졌지요.
해설사 선생님을 따라만 들어가야 한다고 하네요.
제주도 사투리로 머락 머락 하는 걸 가르쳐 주는데
여기 사는 사람은 대체 무얼 먹고 사는가 하는 의문만 생겼습니다.
들어가니 삼나무가 빽빽하였습니다. 삼나무 무지 많이 심어 놨네요
보통 오름은 억새만 우거져 있는데 이것이 다 조림한 것이라고 합니다.

죽 틀어가니 숨골도 있고 그런 것들이 다 신기했지만
산굼부리 분화구와는 달리 분화구에 들어갈 수 있다하니 더 신기하지요.
이곳이 천연 요새라서 비행기 뜨는 것이 안보인다고 일본군이 이곳에 6000명이나 주둔했다고 하네요
완전히 남의 나라와서 맘대로 활개치고 다녔겠지만
그런 이야기 듣고 싶지 않아 그냥 들은 둥 만둥 하며 지나쳤습니다.

해설사가 동행하여 알오름 전망대와 숯가마터까지 보고 나니 헤어지는 곳입니다.
이제부터는 우리끼리만 이정표 따라 움직이며 가야합니다.
제 9용이라고 표기 된 곳을 지나 8용을 지나고 7용을 가면서 보니 남은 거리가 더 길어집니다.
알고 보니 1용부터의 거리를 적어 놓은 것이고 우리의 탑방로는 9용부터 시작하여 거꾸로 1용을 향해가는 것입니다.
다른 일행이 그걸 알아채서 망정이지 나같은 사람은
이정표 못 읽어 온 길로 다시 내려가게 생겼습니다.
제주도의 둥글 둥글한 오름들이 보입니다.
4용을 지나 능선에 서니 마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곳이 완전 높은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이 있는 걸 보니 신기합니다.
해발 456 m 1용에 서니 앞에 머락 머락하는 오름이 보이고
아름답기 그지 없는데 이제 마지막이란 생각에 아쉽기만 합니다.
내려왔습니다. 억새가 우거진 길을 따라 돌아오는데
아까와는 달라진 자신이 느껴집니다.
아까는 거문오름을 올라가기 전의 나이고
지금은 거문오름을 가본 나입니다.
아까는 경험하지 못하여 두려워하고 궁금해하는 나 자신이고
지금은 이미 경험하여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입니다.
몇시간이나 걸린다고 하여 겁내던 아까까지의 나는 없고
자신감있는 자신만 있습니다.

점심을 못 먹는다고 하여 쵸코렛을 두개나 먹었지만
점심을 안 먹었다고 또 휴게소에서 모여 앉았습니다. 제주 특산이라는 고기 국수라는 걸 팔았지만
멸치 국수로 후루룩
거문오름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다음에 오면 일본군이 어떻게 주둔했고 숯가마는 어떻게 되었나 하는 것에 관심이 갈지도 모르지만
오늘은 처음이니까 그저 휙 돌아보기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