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이야기
자고 일어나니 숙소가 환했다.
해가 뜨려는 거다.
그러니까 저쪽이 동쪽이란 말이지.
어제 여기서 해지는 것을 봤는데 해가 뜨는 것도 보인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늘 볼 수 있는 이런 집에 사는 사람은 얼마나 좋을까.
슬슬 걸어 바닷가 쪽으로 나가 보았다.
포구와 숲섬이 보이고 해녀들의 집도 보인다
올레 6코스라는 표지판도 보이는 걸 보니 여기도 걷는 길인가 인다.
올레 리본을 따라 조금 가보니 고개를 숙여야하는 겨우 갈 수 있기도 하고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있고 걷기에 편치도 않고 바다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큰 길이 낫다 싶다.
그 날 오후
멍하니 있기도 뭐하고 잠도 안 오고 해서 다시 한 번 슬슬 걸어 그 길을 왔다.
거의 구두미 포구까지 왔는데 문득 콘테이너 박스 두동이 보인다.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여기는 시골 이고 양쪽은 밭이고 앞엔 바다다.
비가 와 날은 어둠 침침했다. 그러고 보니 사방 200 m 안에 인적이라곤 없다.
이런 때 여기서 강00 같은 이상한 사람을 만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꼼짝없이 끌려가 죽는 게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무서운 생각에 빠져 버렸다.
얼마전 기사에서 봤던 제주도 여교사 실종 사건도 떠올랐다.
그 여교사는 실종되고 며칠이나 살아 있었다지..
후회 후회 나는 왜 언제나 이렇게 무모할 만큼 아무 생각없이 걸어오는지 모르겠다
뛰듯이 걸어도 걸어도 숙소까지는 멀기만 하다.
거의 다 와 가는데 갑자기 밭이 있는 곳에서 차가 나온다.
차도 무섭다. 제발 얼른떠나라.
그 차에서 사람이 내렸다 다시 타고 떠날 때까지가 길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숙소 담이 보였다.
시간 상으로 보면야 20 분정도 밖에 안 될테지만 시간으로 따질 수 없는 시간이다.
그리고 난 아무 일없이 일행을 만났다 . 잠시 산책을 나갔다 왔을 뿐이다.
아니 아무 일 없지 않았다. 무서워 죽을 뻔하다 살아났다.
남들은 그곳이 아름답다지만 내게는 공포의 구두미 포구이다.
지는 해
뜨는 해
숲섬도 환해지고
문섬도 환해졌다.
올레 6코스에 핀 꽃 수선화
1월에 이런 꽃이 길가에 피어 있어도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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